고장 분석 일지, 1998년, 동국제강(주) 기증
1998년 기록된 <고장 분석 일지>는 당시 제강공정에서 전기로를 가동하는 중에 발생한 문제들과 해결 과정을 기록한 자료입니다. 이 일지에는 1998년 12월의 기록이 담겨 있으며, 현재 철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15톤 규모의 <전기로>보다 훨씬 큰 규모인 40톤· 50톤급 규모의 전기로 운영 실태를 다루고 있습니다. 종이 위에 적힌 짧은 문장들은 현장의 긴박함과 설비 관리의 실무적인 면모를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고장 분석 일지>에는 고장 발생 시각과 복구 시간을 분 단위까지 정밀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현상 파악부터 원인 분석, 대책 실시 내용까지 단계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는 일지를 작성하여 단순히 고장을 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한 현장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출강 중 경동모타 트립'과 같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즉각적으로 시행한 조치 사항들이 기록되었으며,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설비 구조나 고장 부위는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으로 보완하여 정보 전달의 정확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이 외에도 현장에 포크레인 기사가 없어 김해에서 기사를 수급하여 처리했다거나 정전 사고로 인해 전기로 가동이 잠시 중단되었다는 기록처럼 당시의 인력 운용과 물류 체계 등 현장 관리의 실질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정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장 분석 일지>는 전기로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운용되고 관리되었는지를 입증하는 실증 자료입니다. 또한 1990년대 제강 현장의 실무적인 기술 관리와 노동자들의 현장 대응 과정을 생생히 기록한 1차 사료입니다. <고장 분석 일지>는 한국 철강 산업이 성장하며 쌓아온 현장의 경험과 기술적 자산을 증언하는 소중한 기록물입니다.
1) 출강(出鋼): 고철을 녹여 만들어진 쇳물을 꺼내는 작업
2) 경동모타(Tilting Motor): 전기로 본체를 앞뒤로 기울여주는 구동 장치
3) 트립(Trip): 전기 및 기계 설비 시스템에서 차단기가 강제로 내려가 설비가 정지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