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렌셜 캐리어(Differential Carrier), 2000년대, 부산주공 제작,
길이 굽이져도, 자동차가 그 길을 따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세밀한 철 부품에서 비롯됩니다.
자동차가 곡선 길을 돌 때, 바깥쪽 바퀴는 더 빠르게, 안쪽 바퀴는 더 느리게 굴러야 합니다. 이때 두 바퀴가 같은 속도로만 움직인다면 곡선 길에서의 주행이 불안정해집니다. 이를 해결하는 장치가 바로 디퍼렌셜입니다. 디퍼렌셜은 좌우 바퀴가 서로 다른 속도로 회전할 수 있도록 동력을 나누어 주어, 자동차가 매끄럽게 달릴 수 있게 합니다. 마치 달리기 경기에서 안쪽 트랙에 선 사람이 바깥 트랙보다 더 짧은 거리를 뛰는 것과 비슷합니다.
디퍼렌셜 캐리어는 이 디퍼렌셜을 단단히 감싸고 제자리에 고정하는 부품입니다. 충격과 무게를 견디는 두꺼운 철 구조물로, 기어들이 정확한 위치에서 움직이도록 도와주며, 바퀴에 힘이 안정적으로 전달되도록 합니다.
강철을 녹여 틀에 부어 기본 형태를 만들고, 이후 내부와 바깥을 정밀하게 깎아내어 기어가 들어맞을 자리를 만듭니다. 마모를 막기 위해 표면을 다듬고, 오일이 원활히 흐를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완성됩니다.
철박물관에 소장된 디퍼렌셜 캐리어는 ‘현대’ 자동차 회사에서 2007년부터 생산된 그랜드 스타렉스(스타렉스 TQ)에서 사용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위한 일상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 산업유산입니다. 대량생산 체계 속에서도 정밀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던 한국 자동차 산업 기술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디퍼렌셜 캐리어는 단순한 철 덩어리가 아니라, 자동차가 길 위에서 부드럽게 방향을 바꾸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받침대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굽이진 길’을 달리게 하는 철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